내가 태어난 곳은 인삼으로 좀 유명한 곳인 경북 풍기이고 자란 곳은 경북 영주이다. 사실 영주와 풍기는 거의 붙어 있다. 버스를 타도 대략 30분이면 가는 동네이다. 차가 있으면 15분 내외면 접근가능한 동네이다. 



가까운 곳에는 소백산도 있고, 그 유명한 부석사도 있으며, 최초의 사액서원이 소수서원(백운동서원)도 있다. 이황등이 공직에서 풍기에 재직하기도 했다. 따라서 영주/안동은 상당히 유교적인 색채가 강한 동네이다. 소수서원 근처에는 선비촌이라는 관광지를 개발하고 있기도 하고, 단종폐위에 맞서서 복위운동을 하다가 잡혀 죽은 세종의 여섯번째 아들인 금성대군의 유적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얼마전에 나온 EBS의 한국기행 영주편에서도 이 이야기는 나왔다. 

그런데, 본론으로 들어가서 안동에서 발견된 구제역이 영주에도 결국은 전파되었다. 신정에 나는 편찮으신 어머니도 뵐겸 고향의 막내에게 전화를 했다. 그래서 구제역 이후의 영주 상황에 대해서 알게 되었는 데 전체적으로 지방의 작은 소도시 분위기가 완전히 다운되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일단 동생이 공무원인데 4교대 형태로 각 방역초소에 나간다는 것이다. 내가 집에 가던 날도 새벽에 나가서 12시까지 추운 초소에서 방역작업을 한다는 것이다. 이 초소가 많아서 시 공무원들이 거의 다 투입된 상태이고 이 마저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영주/풍기는 소백산 자락에 있어서 다소 추운 데인데, 방역장비들이 얼어서 말썽이라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내 동생은 다리가 좀 불편하다. 그런 동생이 나가야 할 정도면 정말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이다. 

이것도 문제인데 더 큰 문제는 시 전체의 경제 자체가 흔들거린다는 것이다. 원래 이 동네는 자영업위주인데 이 동네에서 고깃집들은 거의 다 문닫을 판이라는 것이다. 일단 구제역이라서 소/돼지는 안먹고 있는 데다가 겨울이 되니 조류독감때문에 가금류도 안먹는다는 것이다. 거리 곳곳에는 구제역은 사람에게 감염되지 않는다고 적혀져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래도 안먹는 것이다. 그러니 그런 효과들이 연쇄적으로 반응을 일으켜 분위기도 안좋고 이게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장기간 지속되면 투입된 공무원들도 피로감을 느끼고 힘들어할텐데 말이다. 날씨는 점점 더 추워지고 있는 데 참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아버님 말씀에는 한 마을에서는 아예 출입을 폐쇄했다고 한다. 그 누구도 마을 안으로 못 들어오게 하고 나가지도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친척이든 누구든 말이다.그 마을에 소들이 많은 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 소들이 병에 걸려 몰살당할까봐 그런다는 것이다. 마을에서 그렇게 결정한 것이라는 데 어이하다가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는지 모르겠다.

일단 구제역이 잘 넘어갔으면 한다. 제발.. 고생하는 내 동생을 봐서라도 말이다. 그리고 나 고기 안먹으려고 했는데 조금은 먹어줘야 할 거 같은 그런 느낌이다. 정말.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경상북도 영주시 단산면
도움말 Daum 지도

'Just Talk'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1-04-23 주문한 책들  (0) 2011.04.23
구제역 - 소와 경제  (0) 2011.01.09
공짜밥, 무상급식, 의무급식  (0) 2010.12.24
시간이 흘러도  (0) 2010.12.05



댓글을 달아 주세요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