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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핑퐁 - 박민규

by 판단중지 2007. 5. 1.
핑퐁
박민규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박민규의 글을 읽은 것은 이번이 세번째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삼미슈퍼스타즈 - 내겐 장명부로 기억되는 - 의 마지막 팬클럽과, 너구리라는 단편이었다.

너구리라는 단편은 예의 80년대 - 혹은 90년대에는 오락실을 안가서 - 오락실을 장악하던 겔라그,제비우스,

아쏘 등과 50원짜리들을 요즘 말로 쪽쪽 빨아대던 그 게임을 소재로 만든 것이다.
- 친구중에는 이 게임들을 PC에서 에뮬레이터로 돌려서 하는 인간도 있다.

박민규의 소설들은 전체적으로 패배자(Loser)의 분위기가 짙다.

핑퐁에서도 마찬가지로 그런 느낌이 짙게 나타난다. 사회가 엿먹인 혹은 따시킨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그의 이야기들에서는 조금은 어설프고 황당한 이야기들이 있지만, 유쾌하고 재밌는 이야기들이 제법있다.

그러한 이야기들에서는 내가 겪었던 혹은 주변에서 누군가 겪었던 이야기들을 공감하게 만든다.

학교 다닐때, 소설속의 못과 모아이처럼 당하고만 애들이 한둘은 있었고 나는 혹은 버스속의 다수처럼 방관자적인

그런 행동을 취하고 있었다.

핑퐁이라는 말은 탁구에서 주면 - 핑, 받아서 넘기고 - 퐁 하는 단계를 거쳐야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리액션을 취해 주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적절한 리액션은 상당히 중요하다.

소설의 막판에 SF적으로 변한 것이 좀 아쉽긴 하지만, Uninstall시켜버린 것은 마음에 드는 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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