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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3.17 화차(2012) - 변영주


부모님께 인사드리러 가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결혼할 여자가 사라진다. 이야기는 거기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나서 내가 알던 여자에 대해서 실은 내가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원작자인 미야베의 글을 읽은 기억이 나에겐 전혀 없다. 아마도 한동안 소설 책을 멀리하고 사회 현상이나 역사책을 들여다본다거나 아니면 어줍잖게 자기계발에 몰두한 탓일 것이다. - 그렇다고 자기 계발이 잘 된 상황도 아니고 사회현상을 내 나름의 시각으로 잘 설명할 수 있을 만큼의 식견을 가지게 된 것도 아니다. 단지, 무엇인가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라는 데에 매몰된 탓이다.

화차의 뜻이 악행을 저지른 불의 수레로 지옥을 향해가는 내릴 수 없는 것이라면 사실 우리 모두는 한두번씩은 법이나 도덕을 어긴 적이 있거나 그것을 어기려는 행위를 한 기억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게 상대적으로 크다든가 아니면 작다든가 하는 정도의 차이만이 있을 뿐이다. 그런 가운데에 우리는 종교를 믿고 구원받길 원하는 것이다. - 신이 인간을 구원한다기 보다는 인간이 먼저 인간을 용서하고 나서 그 다음에 신이 구원을 해주던가 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갑자기 영화 밀양이 생각나서 말이다. 자기 딸을 죽인 인간을 교도소에 면회가니 신에게 구원받았다고 이야기하는데, 내가 용서하지 않았는데 왜 신이 살인자를 용서하는가라며 절규하던 장면이 떠오른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사실 사회 구조적인 문제에서 시작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사채업자에게 쫓기는 사람이 그것을 피하려 타인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그 사람의 신분을 뺏는 그런 이야기이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이것을 개인의 문제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강했다. 왜냐하면 본인이 원하지도 않던 삶으로 가는 데, 그 개인만 부각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신자유주의자들이 가장 앞서서 내세우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반복적인 개인문제가 그 사회에 나타난다면 그것은 사회적인 구조의 문제에서 찾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고 그걸 극복하고 잘 사는 사람도 있으니 그걸 본받으라고 하는 것이 그 사람들의 논리였던거 같은 데 말이다. 

이런 논리가 극단화되고 개인화되면 내가 잘 살기 위해서는 타인의 삶은 어떻게 되어도 좋다는 것일 것인데, 단지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해서 타인을 죽음으로까지 내몰면서 살는 것이 옳은가?하는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끝부분이 약간 좀 구조적인 문제에 집중하면서 나아갔으면 했지만 아쉬움이 남는데, 이 영화에서는 김민희가 아주 그 배역에 잘 어울리게 나왔다는 것이다. 머랄까 잘 맞는 옷을 입은 느낌이랄까.. 영화속에서의 옷빨만큼이나 그렇게 잘 보였다. 
- 이건 거의 김민희영화인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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