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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나무

Daily Record 2008.05.18 23:28
내가 살고 있는 이 방은 사실 20살의 내가 꿈꾸던 그런 방이다.

2층에 커다란 창문이 달린 그런 방 말이다.

이 방의 가장 큰 장점은 작은 베란다앞에 가로등이 있단 것이다.

이 방의 불을 꺼도 가로등의 불빛이 나의 방안으로 스며든다.



20살 대학을 다니면서 집에서 나와서 생활하는 나에겐 머랄까 나만의 공간이 있었으면

했다. 군대가기전 까지는 외삼촌과 자취를 했고, 군대에 다녀온 후에는 계속 혼자서

살고 있다.

사실 어제 밤만 해도 난 오늘은 영화를 보러 대구나 부산을 가야지 했다.

그러나, 아침에 일어나서 그냥 오늘은 그냥 있자라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오후내내  Chet Baker의 음악을 틀고 듣고 있었다.

책도 보고, 다운 받은 영화도 보았다.
- 아, 영화는 다 보았다. 그건 나중에 올릴 것이다. 언젠가는..

오후에 청소를 하면서 구석에 처박아 놓은 기타를 꺼내보았다.

앰프도 꺼내고, 준서가 준 이펙터도 연결하고 그렇게 연결하고 난 후에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 난 대체 그동안 멀 한거야?" 라는 생각말이다.


며칠전부터 출근길에 켜놓은 라디오에선 일요일에 비가 올거라고 이야길했다
오늘 비가 오지 않은 대신에 바람이 불고 있다. 창문밖에선 나무가 그 바람의 소리를
나에게 전해주고 있다. 지금의 나에게 어떤 음악보다 섬세하게 말이다.
그 바람은 나무를 울리고 나를 같이 울리고 있다.

갑자기 바람이 나에게 술과 담배를 권하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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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르잔 2008.06.16 05: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왜 이렇게 글들이 형이상학적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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