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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 로맹 가리

판단중지 2012. 2. 25. 12:32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 8점
로맹 가리 지음, 김남주 옮김/문학동네

왜 이제야 이걸 읽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 이상하고 기괴하면서도 그러면서도 역사적인 사실들을 관통한다는 느낌이다. 단편집이지만 하나의 주제로 뭉쳐진 듯한 느낌의 소설집이다. 시대적 배경이 2차 세계대전이라는 점도 있었겠지만 그보다는 우화적인 요소들로 가득하지만 읽고 나서 생각해보면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들을 써내고 있다는 생각이다. 

생각나는 단편은 벽이라는 이름의 단편이다. 옆집 여자를 사모한 청년이 옆집 여자가 남자와 자고 신음소리를 내자 자살하고 왕진한 의사는 유서를 본 후에 그 옆집 여자가 궁금해서 보려고 하자 실은 그여자의 신음소리는 자살하려고 독극물을 먹고 죽어갈 때 내던 소리였다는 이야기는 아주 기괴하면서도 묘한 감정을 일으킨다.

지상의 주민들은 전쟁의 상처 투성이를 짧지만 그것이 승자든 패자든 간에 무엇을 남겼는 지에 대해서 아주 잘 나타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비둘기 시민은 서구인들이 러시아 혹은 소련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세상의 가장 오래된 이야기는 유태인 수감자가 남미로 도망온 나치 간수에게 음식을 바치고 지배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이야기도 나온다.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는 것은 그냥 삶에서 약간 도망치는 듯한 이야기로 그려지기도 한다.

아..말이다. 이런 이야기들을 짧지만 써내는 상상력이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 난 왜 이런 이야기들을 떠올리지 못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작가들이란 어쩌면 그런 상상을 하는 자들인지도 모르겠다.

 이 작가의 다른 소설들을 이제 읽어야 할 때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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