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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앞의 생 - 에밀 아자르

판단중지 2012. 3. 31. 10:40


자기 앞의 생 - 8점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문학동네

에밀 아자르...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의 로맹 가리의 다른 이름이다. 성공한 작가가 자기의 이름을 숨기고 다른 필명으로 글을 써낸 것이다. 로맹 가리가 자살한 1980년에서야 이 사실이 밝혀진 것으로 알고 있다. 

책이야기는 이슬람교도로 태어난 모모라는 소년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부모가 정확히 누군지도 모르고 누군가에 맡겨져서 자라는 것이다. 주변의 환경은 창녀들과 조폭, 포주들인 상황이다. 그러니깐 2차대전이후의 프랑스 뒷골목이 그 배경인 셈이다. 이민자들이 대거 유입이 되고 사회문제가 되는 그런 이야기와 어쩌면 그들의 생각과 상관없이 태어난 많은 생명들이 자라나는 이야기이다. 

아주 오래전에 꿈꾸는 카메라라는 인도 빈민굴에서 자라나는 아이들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그들의 부모는 포주 혹은 창녀였고 그도 아니면 아예 모르는 버림받은 상태였다. 태어나는 것이 선천적인 것이고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변 환경이 정해진다. 그런 상태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현실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나아지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최선일 것인데..

어쩌면 그런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모모는 내가 보기엔 순순히 자기 앞에 놓인 것을 받아들이고 나아가길 원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담담히 말이다. 

삶은 그냥 그가 어디서 태어났느냐보다는 어떤 태도로 살아가느냐이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스스로 올라가기 위해서 혹은 살아남기 위해서 편가르기를 하고 험담하기엔 우린 너무 죽음에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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