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의 우울한 전성시대 - 박평종
사진가의 우울한 전성시대 -
박평종 지음/달콤한책
기술의 발전에 최근 들어서 가장 많이 사람들이 가지게 된 것이 아마도 가전제품들과 PC,스마트폰, 사진기일 것이다.
이 책은 사진에 대한 이야기인데 크게 보면 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져 있다. 주목할만한 몇몇의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적고 있으며 이후에 한국에서의 사진에 대한 역사, 마지막으로 몇 가지 이슈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1. 사진가의 시선, 작가의 윤리
즐거운 환영: 한성필 <파사드>
‘빛그림’으로 환생한 오브제 식물: 구성수 <포토제닉 드로잉>
생명주권을 빼앗긴 야생인류의 생태학: 노순택 <좋은, 살인>
무기력한 국가의 가련한 초상: 강용석 <동두천 기념사진>에서 <한국전쟁 기념비>까지
기호의 경연(競演): 노상익 <캔서>
아름다움에 관한 어두운 진실: 김규식 <플라워즈>에서 <카니발>까지
‘우연’이 인도해준 세계의 입구: 최봉림 <우연의 배열>
2. 우리 사진의 풍경과 역사
1920~1930년대, 사진가들은 근대를 어떻게 인식했는가?
문화 다원주의 시대의 한국 사진, 어디로 갈 것인가?
2000년대 이후 한국 사진의 지형도
분단문제, 특수한 사안인가?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무한 변신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의 향방
칠실파려안(漆室??眼)에 비친 다산 시대의 자연
3. 사진가의 우울한 전성시대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
아마추어 사진가의 미래
사진으로 축소된 세계: 여행사진의 탐욕
B급 작가에 대한 생각
유명 사진전, 언제까지 수입만 할 것인가?
포토저널리즘의 미래
중간 이상의 예술
사진상(賞)과 작가 지원 제도의 문제점
카피라이트와 카피레프트: 사진저작권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
사진과 초상권
사진저작권과 소유권
‘타인의 고통’과 사진 찍기의 괴로움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점들은 지금까지 내가 알던 사진에 대한 생각들이 많이 틀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단지 찍는다는 것이 아닌 만든다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고 그것을 어떤 시각에서 바라보는냐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특히, 사진가의 우울한 전성시대에 대한 이야기들은 현실적인 문제들, 그리고 나아갈 길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디지틀이라는 것의 속성상 무한한 복제가 가능하고 이를 어떤 시각으로 볼 것인가 하는 것이다. 단순히 기술이 다양한 사람들에게 사진이라는 것을 단순하게 다가가도록 만들고 욕망의 대상으로 보이도록 하게 만들었으며 이제 테크닉이 아닌 예술의 반열에 오른 이 기술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것이다.
중간이상의 예술이라는 부분에서 부르디외의 중간예술이라는 이야기는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즉, 상층계급으로 가지 못한 중간층이 그들스스로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사진을 중간예술로 만들고 그것을 통해서 욕망을 충족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중간층이 만들어낸 사진이 예술이라는 이미지를 차용하여 상층계급은 사진을 예술로 인식하기 시작하여 구매하여 집에 걸어놓게 만들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 얼마전 어느 프로에서 강남의 부유층이 회화에서 사진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과 일맥상통하고 있는 것이리라.
또한, 포토 저널리즘적인 측면에서 볼 때, 사진이 가지는 고발성을 어떻게 인식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죽음을 앞둔 사람을 찍는 것이 먼저인가 아니면 구호의 손길을 보낼 것인가 말이다.
이 부분에서도 수잔 손택의 타인의 고통이라는 책에서도 언급한 것과 같이 그냥 단순히 사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비열하게 그것을 전시하고 윤리적으로 무감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그러니깐 찍히는 자를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가 문제가 되는 것이라는 생각에 공감이 된다. 책의 중반에도 나온 바와 같이 같은 피사체를 두고 어떻게 찍느냐의 문제며 그것을 바라보는 자의 문제인 것이다.
일련의 연작들을 오랜동안 해온 사진가에게 사회적으로 혹은 다수의 동종업계 사람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아마도 그들이 그것에만 천착하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난 그것보다는 지금이 아니라 아주 오래전에 그들이 오랜동안 바닥에서 해온 것을 그들도 잘 하지 못한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이 부분에 대해서 저자의 일부분의 생각에는 동의하기가 어렵다. - 대상으로 꼽은 그 두 사람은 다분히 한국사회에서는 반학벌주의에 스스로 독학하여 사진을 익히고 죽을 때가지 그것 하나로 사진을 찍은 사람인데 어쩌면 부적절한 예를 들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사진에 대한 다른 시각이 있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읽을 만하고 사진으로 밥벌이하겠다 싶은 사람 혹은 사진가로 이름을 올리고 싶다는 사람은 읽어볼만하다는 생각이다.
물론 개인적으로 유명한 두 권의 다른 책도 더불어서 말이다.
- 수잔 손택 : 사진에 대하여
- 필립 퍼키스: 사진 강의 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