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의 소설을 읽기 시작한 것은 상당히 오래전부터입니다. 10여년전 그의 문학동네 당선작부터이죠. 아시겠지만 그 소설이 바로 " 나를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입니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 김영하 지음/문학동네 |
이 소설은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보신 분이 그렇게 많지는 않으리라 생각됩니다만 그래도 전 보았습니다. 원작의 느낌보다 아무래도 영화의 느낌이 저에게 크게 와닿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김영하의 초기 소설을 읽으면 상당히 감각적이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아시는 분은 통속적이라고 표현을 하더군요. 하지만, 저에게는 어느 정도 잘 맞는 소설이었습니다. 검은 꽃이라는 그의 다른 소설을 읽은 분이 계시겠지만 그 소설에는 구한말의 남미이주에 대한 무게감있는 소설을 쓰기도 했습니다. 마치 이전의 김영하와 다르다라는 느낌을 전 받았던 때였습니다.
검은 꽃 - 김영하 지음/문학동네 |
이후에 나온 소설인 빛의 제국은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것은 한반도 분단 상황에서 마치 십몇년간 지령을 받지 않고 숨어살던 고정간첩에게 하루동안에 가족에게 " 난 간첩이야"라고 이야기하고 갑자기 받은 지령을 따라서 살기엔 스스로가 너무 현실에 동화되어 버린 것이다. 현실적이고 감각적으로 하루동안의 일들을 풀어내고 있는 소설이 바로 "빛의 제국"이라고 생각되어 집니다.
빛의 제국 - 김영하 지음/문학동네 |
이에 반해서 최근작인 "퀴즈쇼"는 다시 초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줍니다.
퀴즈쇼 - 김영하 지음/문학동네 |
한참동안 유행했던 음퀴방같은 것을 진검승부로 한다는 가정에서 출발되어진 이 소설의 이야기는 마치 상상속의 일들을 현실로 끄집어낸 환타지입니다. 그의 소설에는 이상하게도 현실과 이상이 공존하고 그 괴리감이 느껴지는 때가 많습니다.
작가가 마치 일부러 그 괴리감을 독자에게 느끼게 해주고 그것을 때로는 즐기는 거 같기도 하다는 겁니다. 개인적으로 초기의 느낌으로 돌아가는 거 같아서 반갑기도 하지만 지인이 말했던 것처럼 통속적이라는 것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의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서인지 그마저도 그냥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말 아쉬운 점은 그의 소설들이 최근에 영화와 연결되어지는 일들이 잦아지면서 혹시나 작가가 그걸 의식하고 글을 쓰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는 않겠지만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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