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모노레일 - 김중혁 지음/문학동네 |
처음 읽은 김중혁의 장편소설인데, 몰입도도 좋고 이야기의 전개도 좋다. 그리고 소재도 특이하고 재밌다. 그것으로 이 소설은 아주 좋다.
김중혁의 네번째 소설이자 두번째 장편소설. '독학'으로 터득한 자신만의 감각으로 이 시대와 함께 노는 작가, 김중혁이 또 한번 게임판을 벌였다. <미스터 모노레일>은 '놀이'하는 소설가 김중혁의 일체형 맞춤소설이다. 사람 김중혁과 소설가 김중혁, 게임과 현실, 그리고 작품이 꼭 하나를 이루는 <미스터 모노레일>, 이번엔 '주사위놀이'이다.
두 개의 주사위를 던진다. 공중에서 무수히 방향을 달리하던 주사위는 땅에 떨어지는 순간 각각 하나씩의 숫자를 내보이고, 그 숫자만큼 말은 이동한다. 그곳은 함정이나 구덩이일 수도, 또 생각지 못한 행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상관없다. 다시 주사위는 던져지고, 말은 또다시 이동한다.
어느 날 아침, 잠을 푹 자고 일어난 모노는 눈을 뜨자마자 '헬로, 모노레일'이라는 게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곧바로 게임의 룰을 만들기 시작했다. 모노는 지도를 펼친 다음 유럽의 모든 도시 위에다 가상의 모노레일을 하루 만에 건설했고, 곧바로 혼자만의 모험을 떠났다. 블루, 화이트, 레드, 블랙, 핑크 중 한 명을 선택하는 것이 '헬로, 모노레일' 게임의 시작이다.
김중혁 소설의 다른 주인공들과 다르지 않게, <미스터 모노레일>의 주인공들은 학교나 사회에서 인정받는 대한민국 상위 %가 아니다. 한없이 머뭇거리고 수줍은 소심한 일반인들, 하지만 각자가 모두 제 삶의 주인공인 우리들이다.
보드게임 '헬로, 모노레일'을 만든 모노와 그의 '친구들'은 예기치 않게, 자신의 의지와는 아무 상관도 없이, 어떤 사건의 한복판으로 들어간다. 그러고는, 자신이 만든 게임의 말이 된 듯, 누군가 던져놓은 주사위가 보여주는 숫자만큼 사건에 가까워졌다가 다시 멀어지고, 함정을 만나고, 해결하고, 그리고 종착역을 향해 다가간다.
윗 글은 알라딘에서 가지고 온 것이다. 보드게임을 모노와 그의 친구 우창과 우창의 아버지와 하나의 종교(볼교)에 얽힌 이야기가 마침 보드게임처럼 얽혀서 전개된다. 고리처럼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연결되어서 전개되는 데 이런 전개방식을 맘에 들어한다. 나름 스펙타클한 전개 - 한국과 유럽을 오가는 -와 특이한 인물들이 나오는 것(그런 검표원이 있을까?)이나 그런 종교가 실제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주석들과 출처가 달려서 나온 것으로 보고 나름 놀라기도 했다.
한동안 소설을 안 읽다가 최근에 조금씩 다시 읽는 데, 작년에 읽었던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인생이나 김연수의 소설이나 이 김중혁의 소설은 다시 재밌는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사람들을 알게 된 거 같아서 좋다.
PS. 세상에는 글 잘쓰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에 요즘 나름 좌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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