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한권 신청을 해서 받았다. 최근에는 업무 관련된 기술 서적들을 많이 읽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지만 스펙트럼을 좀 넓혔으면 하는 마음에 이것저것 닥치면 읽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거꾸로 보면 인간 자체에 대한 호기심이 좀 더 생겼다고 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역사나 철학관련 책들에 호기심이 많이 생겨있던 참이었다. 마침 메일링 형태로 받던 행복한 상상 (http://rws.kr) 이라는 곳에서 서평 이벤트를 해서 응모하여 이 책을 받게 되었다.
마르크스가 내게 아프냐고 물었다 - 류동민 지음/위즈덤하우스 |
결과적으로는 마르크스 관련된 나의 첫번째 책이 이 책이 된 것이다. 서두에 이 책을 읽은 나의 생각을 말하라면 그동안 내가 고등학교 시절 - 지금으로부터 20년전? - 의 윤리시간에 배웠던 단순한 몇 가지의 그에 대한 생각들이 많이 뒤집어진 결과를 낳았다고 할 수 있다.
후에 대학에 가서 공대생이 된 나는 그 시절의 학습으로 인하여 (?) 단편적인 이야기들만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좀 더 내가 관심있게 지켜보고 읽어야 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배웠던 여러가지 과거의 다른 지식들에 대해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 소설 은교에 나온 바와 같이 문학적/인문학적 소양이 부족했던 공대생이라는 것을 핑계로 내밀어보지만 영화 말하는 건축가에 나온 바와 같이 건축가가 공간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을 보면서 이런 변명도 무의미하다는 생각을 한다.
이 책은 마르크스를 차용한 개인과 사회와의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개개인은 하나의 주체로서 일을 하지만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책에 나오는 헤겔의 말처럼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인정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인정 욕구를 자기고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나아가는 데 이것이 잘못 되면 권력과도 연결이 되어서 요상하게 나타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마르크스는 여기서 헤겔과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를 했습니다.
"지금까지 철학자들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세계를 해석하기만 해왔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세계
를 변혁하는 것이다." - p33
실천하는 것이 곧 세계를 변혁한다는 말은 그의 묘비명에도 적혀있다고 합니다. 이 말에서 아주 그의 가치관리 잘 드러난다고 보여집니다. 변화하는 인간으로서의 개인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마르크스의 유적 존재라는 말도 나옵니다.
"인간 전체와 관계를 맺음으로써만 자신과 관계한다는 사실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인간 전체로부터 동떨어져서 나 홀로 규정될 수 있는 그 어떤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중략]
유적 존재, 또는 유적 본질이라는 개념은 사람이 따로 고립되어서 살 수 없고 무리를 지어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존재임을 강조하기 위한 표현입니다" - p44
이와 같은 마르크스의 유적 존재라는 개념을 보면 인간이 사회적으로 관계를 이루어나가는 것이라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도 사회적 존재로서 우리가 여러 사람과 맺고 있는 관계의 총합이 곧 사회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사회는 개인들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사회는 이들 개인이 참여하고 있는 관계의 총합을 표시한다. - 마르크스 "정치경제학 비판 요강" - p91
이 말은 마르크스가 이야기하는 노동의 소외라는 부분에서 내가 생산한 그것을 내가 살 수 있는 상황이 못 되고 그 이익을 내가 얻을 수 없다는 것과 연결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책의 구성이 개인으로 시작해서 사회로 나아간 후에 다시 개인으로 돌아오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은 어쩌면 앞서 개인이 사회라는 관계의 총합으로 볼 수 있다는 마르크스의 이야기에서 기인하였지만 다시 그 관계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문제로 돌아오고 그 개인들간의 교류의 문제로 돌아온다라는 의미로 그렇게 했을 거 같다라는 생각이 든다.
앞서 이야기한 현실을 변혁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것은 보이지 않는 저세상(That World)가 아니라 우리가 실존하고 행동하고 만들어가는 이 세상(This World)와 역사에 대해서 고민하고 바꾸어야 한다는 점에는 개인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곳을 바꾸고 변혁해야 좀 더 좋은 세상을 후세 혹은 우리 스스로에게 선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의식이 그들의 존재를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그들의 사회적 존재가 그들의 의식을 규정하는 것이다. - p109
우리가 가지는 사회적 존재감(계급?)이 우리의 법과 사회를 만들어내고 우리의 의식을 규정해내는 것이라는 생각은 글을 읽는 동안에 " 아, 그렇구나"하게끔 만들었다. 즉, 내가 가진 지위와 재화가 내가 가진 의식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이것이 곧 나의 입장이고 그것이 곧 사회를 구성하는 근본이고 국가가 되는 것이다. - 물론 마르크스는 이러한 국가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체제 밖에서 체제를 바라보고 그를 비판하고 더 나아지기를 바랬다는 것은 어쩌면 현재의 우리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가장 비판적으로 수용해야 할 이야기인듯이 보인다. 하지만, 그가 현재의 2세기이전에 이런 상황을 예측하고 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더구나 그거 궁극에는 코뮨주의가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는 점에서는 아직도 동의하기 어려운 점이 분명히 있다. 역설적으로 생산수단에서는 공유를, 그 이외의 것에서는 사유를 주장했다는 것에서 과거에 내가 들어서 알고 있던 사항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즉, 앞서 이야기한 그가 꼬집은 문제점 - 생산수단의 사회화와 그에 따른 취득의 사적성격에 따른 모순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아주 깊게 돌아보고 시스템을 변혁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상품과 달리 노동력은 그 구매자에게 노동력의 원천인 인간이 통제당한다는 점에서 좀 더 확실히 보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여지는 지지만 개인적으로 문제점은 알겠으나 이 부분에 대한 해결책이랄까? 대안이랄까 하는 것이 떠오르지는 않는다. 단순히 그가 말한 것처럼 공유하는 것이 답인 것인지도 의문이다.
결국은 어쩌면 마지막 부분의 장에서 이야기처럼 각각의 자유로운 발전이 모든 이의 자유로운 발전이 되는 연합체가 들어서면 해결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물론 여기서의 자유는 타인을 해하지 않으면서 이루어나가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건 너무나 이상적이라고 보여진다.
본문 제일 마지막 부분에 이런 말이 적혀져 있다. "모든 혁명도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부터 시작하는 법"이라고 말이다. 사랑해야 무엇인가 변화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무엇인가가 말이다.
PS. 부록형태로 저자에게 영향을 준 열명의 저자와 한편의 영화 이야기가 나온다. 이 또한 내가 쉽게 접하지 못한 저자나 저작들에 대해서 쓰여져 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이 부분들을 찾아서 읽어야겠네라는 생각이 드는 글들이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의미파악이 쉽지 않은 용어 한 두개가 나왔다는 점이 좀 아쉽다. 전체적으로 보면 아주 미미하지만 말이다. - 대부분은 마르크스의 저작에서 글을 쓰시고 그에 대해서 설명하시는 형태로 글들이 구성되어져 있어서 설명이 다 되어져 있다. 인문학적인 용어들일 수도 있어서 그 의미 전달때문에 용어들을 쓰신 것일 수도 있으나 다른 부분과 마찬가지고 용어에 대해서 좀 풀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부록의 유비같은 것이나 간난 등이 예이다. 각주/미주라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전에 누군가가 프레카리아트라는 용어를 써서 찾아보기도 했던 기억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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