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폭탄 그리고 햄버거 - 피터 노왁 지음, 이은진 옮김/문학동네 |
이 책의 띠지에는 이 책이 총균쇠에에 필적하는 책인 것처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와 이 책을 비교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온당치 않아 보인다. 그 연구의 기간과 이야기들의 전개가 내가 보기엔 훨씬 더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그것이 월등하다고 난 보여진다.
이 책은 근대 문명에 대해서 제러드의 책이 생각할 시사점을 찾아 준것이라고 한다면 이 책은 현대 문명에서의 전환점이 될만한 것에 대해서 시사점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목차에서 알 수 있듯이 현대 사회에서 여러가지 전환점이 있을 수 있다. 그것은 개인별로 판단하는 편차가 있을 수 있다.
내 생각엔 20세기는 거의 전쟁의 시대였다.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을 거치고 우리가 6.25라고 부르고 세계인이 한국전쟁이라고 부르는 전쟁과 걸프전, 발칸반도의 전쟁등등이 우리 시대를 관통했다. 그 시대를 통해서 우리는 전쟁에서 파생된 여러가지 기술들을 맞이하고 역설적으로 사회발전을 이루어왔다.
한국전쟁이 일어난 3년여동안 전후 각종 물자 생산을 통하여 일본은 거의 폐허에서 기록적인 경제성장을 이루고 아시아 최초로 올림픽까지 치루었다. 우리보다 수십년전에 도쿄올림픽이 그것이었고 그 시대에 그들의 문화를 수출하고 하다못해서 불교의 선이라는 말도
ZEN이라는 일본식 발음으로 서구에 전파되었다. (물론 이것은 일본이 아주 오래전에 서구에 문호를 개개방하였기 때문이다.)
전쟁이 경제 발전을 이룬다는 표현은 이러한 측면에서 정확하다고 보여질 수 있다.
학문적으로도 (?) 보아도 각종 사회현상을 분석하는 사회학/심리학이 발달하게 되고, 때로는 전쟁에 이기기 위한 각종 기술들이 나타난다. 우리가 아는 V 로켓은 독일군이 영국을 공격하기 위해서 만들었고, 암호학은 상대방 국가가 감청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해서 발달한 것이다. 또한, 영국군은 독일군 U-Boat 를 공격하기 위해서 적정한 어뢰폭발 수심을 산정하기 위해서 경영학과와 산업공학을 배우는 사람들이 배우는 경영과학 (Operations Research)를 만들었다. 원활한 병참관리를 지원하기 위하여 각종 네트워크에 대한 계산과 재고관리 기법등은 나타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전쟁이 주는 것이 어쩌면 책 제목에 이미 모두 포함되어져 있다. 인쇄술의 예를 들어도 그럴 것이다. 출판한다는 Publishing 은 Public 와 단어적인 유사성이 있다. 따라서, 그것은 초기 인쇄술이 공적인 영역에서 이루어진 것임을 알 수 있지만 실제로는 성애 소설(요즘말로 야설?)이 책을 찍어내서 많이 사람들이 읽히게 만들었다는 사실은 알려진 것이다. 인터넷같은 것도 마찬가지이다. 네트워크에서 책에서도 나오지만 얼리어탑터로서 아주 다양한 기술들을 선도적으로 시험하였다. 각종 비디오 인코딩 기술과 보안장비, 과부하에 대비한 기술적인 보완 등등은 전체 네트워크에 기여한 바가 분명히 있다. 따라서 그것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 물론 이런 인쇄술과 같이 다소 부정적인 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해소되고 긍정적인 방향이 더 크게 작용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레이더를 만든 기술이 전자렌지로 만들어지고 원자폭탄을 위한 밀폐기술이 프라이팬의 코팅기술인 테프론이 되고 - 이게 테팔이란다. -이것이 확장되어서 섬유에 고어텍스가 되었다. 2차 세계대전의 독일은 합성물질 개발에 몰두하여 그 성과를 지금에도 받아서 쓰고 있다. 아그파, 바스프, 바이엘 등은 그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전쟁은 카메라기술을 발전시켜서 역설적으로 개인들이 소형카메라로 포르노를 찍을 수 있는 상태를 만들었다. 그리고 VHS같은 것으로 그것을 복제하여 양산하는 상황이 되었다. 지금은 이마저도 숫자 0과 1로 변환한 하나의 데이터 덩어리로 만들어서 컴퓨터 네트워크에서 아주 대중적으로(?) 복제가 가능한 상황이 되었다. DRM이라는 각종 복제 방지가 있지만 이마저도 점점 풀리는 추세이다.
책을 읽으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 재미도 좀 있다. 식품관리 제도인 HACCP과 레토르트 파우치가 나사의 우주인 프로그램에서 파생한 것이라든가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중에 하나가 기술의 진보가 사회의 진보를 끌어내지만 그것이 혹시 파괴적으로 이끌어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에서 회의적인 생각이 들었다. 책의 저자는 몬산토 등의 종자업체들이 GMO로 알려진 유전자 변형 식물에 대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 난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것은 질소비료를 만들어서 생산량증식에는 절대적인 성공을 거두었지만 이면에는 땅이 황페화되는 결과를 나았던 것을 어떻게 볼 것인가 말이다. 안전성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의 누가 그것을 담보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 이 부분은 장 지글러의 탐욕의 시대같은 책을 보면 종자업체에서 저개발국가를 어떻게 착취하는 지 알수 있다.
2010/08/24 - [Book/2010] - 탐욕의 시대 - 장 지글러
기술의 진보가 사회적 진보를 이끈다고 난 생각한다. 인터넷과 SNS가 정보의 평등을 가속화시키고 그 투명성을 확대시키는 일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그늘에 있던 사람들은 그것을 누릴 기회를 가지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도 들기 때문이다. 우린 그 그늘에 있는 사람을 지향해야 한다. 네트워크의 0과 1이 아닌 사람을 지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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