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충격 - 케빈 켈리 지음, 이한음 옮김/민음사 |
저자인 케빈 켈리는 94년에 창간된 영향력있는 IT 잡지인 Wired의 창간자이다. 그는 기술계에서 그 트렌드를 직시하면서 생활했던 사람이다. 따라서 지난 20여년간 그가 경험한 여러가지 이야기가 이 책에 실려져 있다. 500페이지 정도의 책으로 다소 두꺼운 책일 수도 있고 어려운 단어들도 등장하고 이해하지 못한 부분도 분명히 존재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기술을 논한다. 즉, 기술이 진화한다는 의견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기술이 진화하면서 특정방향으로 수렴된다는 의견을 내세우고 있으며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수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이 과정에서 그는 테크늄(Technium)이라는 단어를 등장시킨다.
그 단어는 책에 이렇게 기술되어져 있다. (P.21)
우리 주변에서 요동치는 더 크고 세계적이며 대규모로 상호연결된 기술계(System of Technology)를 가리키는 단어
즉, 보다 더 큰 연결된 상호시스템계를 테크늄으로 정의내리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 데 책을 읽는 동안에는 사실 이게 기술과 거의 동의어처럼 받아들여져서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마지막 그가 정리하고자 했던 13/14장에 가면 어느 정도 받아들여진 준비가 되는 거 같다. 기술은 인간이 자신의 재능을 자기복제하고 만들어내어서 확장시킨 것이다. 이것은 우리의 지식 체계와는 또 다른 문제인 것이다. 우리의 지식은 기술을 만들었고 그 기술은 상호연결성을 가지고 또 다른 기술을 만들어내면서 진화하는 것이다. 이런 진화는 마치 생물학에 이야기하는 진화와 유사하게 이어진다. 이런 기술적인 진화를 거부하는 주된 이유는 아마도 그것이 가진 두 가지 측면에서 일것이다. 그것은 경외심과 혐오심때문이다. 혐오심은 그것이 우리에게 가져올 불편한 결과때문이다. 그 불편함이라는 것이 책의 서두에 나온 무선기술이나 화약기술 같은 것이다. 예를 들어서 무선기술이 나오면 서로 멀리 떨어져도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전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현실은 전쟁에서 무선기술이 전략적으로 많이 쓰였다. 노벨이 만든 화약도 마찬가지 경우였다. 엄밀하게 이야기하면 발명된 것이 아니라 이것들은 발견된 것이다.
물론 개인적으로 특정기술에는 경외심(네트워크)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기술에는 혐오감(유전자 조작식물, 전쟁무기등)을 가지고 있다. 이것들 모두 인간이 만들어낸 기술이며 자연계에는 없는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자연계에서 배운 것을 모태로 상호연결시켜서 만들어낸 그런 것이다. 이런 가공된 기술의 진화에 혐오감을 가지고 폭탄 테러를 했던 유나바머의 이야기도 이 책에 나온다.
그럼에도 저자는 이에 대해서 반박을 하고 테크늄의 진화는 계속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가장 결적인 이유에는 기술의 진화가 인간에게 더 많은 선택의 기회를 줄 것이라는 것 때문이다. 자신의 재능을 복제하고 진화한 기술이 결국은 인간에게 더 많은 선택의 기회를 주고 그것이 더 인간답게 만들 것이라는 기대감때문인 데, 이에 대해서는 과연 꼭 그것만이 인간답게 사는 방법은 아니지 않을 까하는 생각이 든다. 책에도 나오는 아미시파의 이야기는 결국 적절한 기술의 사용이 더 좋은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닐까 의문해보지 않을 수 없다.
일부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지만 기술이 자유를 증가시킨다는 의견에는 동의하기가 어렵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기술은 인간을 더 통제하려고 하는 데에 더 발달한다는 느낌이다. 그 것은 기술이 진화할수록 일부 권력자가 그것을 독점하려는 성향이 있다는 점이다. 물론 리눅스와 같은 오픈 소스의 사례에서 보듯 우린 더 많은 다양성을 발전시킬 가능성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서도 충분히 있다는 점이다.
결국은 이것은 저자가 말한 데로 결론이 없는 경계를 계속 허물어가는 무한 게임이라는 점에는 동의한다. 그의 의견대로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던 테크늄은 진화할 것이고 우린 우리 자신의 집단 지성을 믿고 올바르게 이 것을 사용하도록 해야 할 수 밖에 없는 존재가 되었다. 이것이 기술이 원하는 것이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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