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해도 괜찮아 - 김두식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
색, 계. 결국은 기본적으로 인간이 멀리해야 할 것과 지켜야 할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구체적으로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이고 멀리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하지 않는다. 내가 호감을 느끼는 하나의 이유는 단순하다.
선을 좀 걸쳐도 되고, 조금 넘어보아도 된다는 것이다. 욕망하는 것에 대해서 너무 통제하려 하지 말고 한 번 해보는 것도 좋다는 것이다. 보수적이다, 혹은 진보적이다라는 것은 결국은 어쩌면 욕망에 대해서 그대로 나타내는 것과 그것을 잘 지켜내고 담아두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스스로의 욕망을 가두어 두면 그런 것들이 오히려 얼마전에 있었던 중국 영사 사건이나 신정아 사건같은 케이스를 양산하는 것이다. 학벌에 대한 욕망, 잠재된 이성에 대한 욕망들 말이다.
그런데 비단 그런 것만 있다고 보여지지 않는다. 소유에 대한 욕망들이나 명예에 대한 욕망들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예를 들어서 책을 써서 이름이 알려지고 싶다거나 혹은 내가 누군데 하는 것을 타인이 알아 주었으면 하는 것은 대표적인 욕망일 것이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결국은 자본주의적 사회에서 나타나는 자본에 대한 욕망에서 출발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런점에서 난 책의 말미에 나오는 것처럼 스스로의 욕망에 어느 정도 인정하고 그 욕망을 충실하게 따라가는 것도 방법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유명한 마틴 루터 킹도 불륜에 대해서 공격을 받고서도 그것과는 별도로 자신의 신념을 따라갔다고 적혀져 있다. 인간적인 욕망과 사회적인 욕망이 어쩌면 양립불가한 것이지도 모르겠지만 최소한 저자의 말처럼 스스로 쌓은 성(계), 영역을 넓혀야 할 필요성은 분명히 있다.
좁은 성에 스스로를 가두어 두면 언젠가 그것이 샛문으로 이상한 곳으로 새어나가서 사고를 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욕망은 은밀하고 금지된 것을 원한다. 하지만 스스로 그 성을 더 넓게 가지고 가버리면 사고라고 할 것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린 우리의 욕망에 충실하되 지켜야 할 계를 넓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말이 어쩌면 저자가 우리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이 아닌가 한다.
그전에 읽은 구본형의 책"익숙한 것과의 결별"에서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것이 우리의 이야기다. 왜 우리는 스스로를 성에 가두고 욕망을 은밀하게 탐하는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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