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트위터에서 하나의 사진이 올라와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나름의 인물평과 그냥 성인이 연애하는 건데 무슨 상관이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데, 이런 이야기를 보면서 미디어에 노출되어서 돈을 버는 소위 말하는 아이돌 가수에 대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고 과거에 빠순이들로 불리게 된 HOT 팬들과 의견충돌을 빚기도 한 경험자로서 좀 정리를 해서 이야길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그렇지만 난 록 음악에 좀 경도되어 있는 사람이다. 그 이유는 록음악이 나에게는 원초적이며 에너지가 넘치는 스타일이라서 그것을 통해서 에너지를 받고자 하는 욕구와도 결합되어서 좋아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90년대초반의 얼터너티브 록이 세상에 넘쳐날 때, 그 scene에 편입된 사람이라고 할 수 있고 그중에서도 다들 아는 너바나를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런 와중에 Pc통신에서 록음악 좋아하는 사람들과 어울려서 소모임도 만들기도 했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다가 서태지가 은퇴하고 HOT가 나타나던 그 시점에 빠순이들이라고 불리는 사람들과 채팅방에서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있다. 대부분이 여고생이었는데, 음악방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면 불쑥 들어와서 그냥 HOT가 음악계에서 절대적인 것처럼 이야기를 하고 그 음악을 싫어하는 사람은 전도되어야 할 대상이거나 혹은 척결대상이 되었다. 그리고 그들중 일부는 CD를 수십장사서 친구나 가족들에게 나누어준다는 이야기를 해서 난 패닉상태에 빠져든 적이 있다.
이런 사람들을 팬이라고 할 수 있나? 근데 음악이 정말 좋으면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내 기억으로는 내 취향에 그렇게 맞는 그런 음악은 아니었고 내 주위에 그렇게 시디를 몇십장 사서 나눠주는 사람도 없어서 그들 멤버들의 각 캐릭터를 잘 부각시켜서 그들의 이미지를 팔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런 음악이나 그런 이미지를 좋아하는 것도 모든 것이 개인의 취향이고 어느 것이 저급하고 어느 것이 고급한 취향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 몇몇의 분들께서 자신의 취향을 내게 강요하고 그들의 이미지를 싫어한다고 하면 아주 죽일놈 취급을 했다는 점이다. 사실 그때 빠순이라는 말을 만들어낸 층이 록팬층이 아니었나 싶다. 사실 우리끼리는 그들을 그루피(Groupie)라고 불렀던 적도 있다. 그루피에 대한 것은 케이트 허드슨이 나왔던 영화 올모스트 페이머스를 보면 좀 도움이 될 것이다.
공중파에 나오는 아이돌이라고 불리우는 가수들 대부분은 그들의 노래로 평가를 받기보다는 그들의 기획사가 만들어 준 이미지를 팔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너바나를 좋아하고 했던 큰 이유는 그들이 무대에 그냥 청바지에 티셔츠를 입는 Grunge 패션을 하고 나와서 원초적인 노래를 한다는 점이었는데 지금의 우리의 공중파를 보면 그 다양성도 없고 오로지 떼거지로 비슷한 얼굴로 나와서 과다한 노출을 통한 이미지 팔기 전략을 구사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보면 이들에게는 개인의 사생활은 없고 그들이 파는 이미지와 조금이라도 다른 상황이 되면 대중은 매몰차게 그들을 버리고 다른 대체물을 찾게 된다. 물론 오랜 기간 트레이닝을 통해서 나름의 실력을 갖춘 사람도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만 그들이 정말 음악이 좋아서 하는 것인지 아니면 유명해지고 돈을 많이 벌기위해서인지는 생각해볼 문제라고 생각이 든다.
이미지를 파는 것은 한시적인 수단이라고 보여진다. 언제까지 섹시하다는 점을 어필하고 그것을 팔수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모가수처럼 그런 이미지를 과도하게 소모해버리면 나중에는 보여줄 것이 아주 없게 되어버린다.
얼마전에 지산록페스티벌에서 들국화가 공연을 했다. 그날 밤에 난 그 공연을 보고 있었는데, 어린 시절에 테이프나 라디오로만 듣던 밴드가 십수년후에도 그렇게 자신들의 음악을 연주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뛰었다. 결국은 개인의 취향이고 자신에게 임팩트를 주었던 그런 노래가 다들 있겠지만 그 음악을 들으면서 느꼈던 것은 결국 이미지가 아닌 뮤지션에겐 음악이 남는 다는 것이다. 그 노래를 좋아한다면 그들의 사생활은 존중하고 좀 더 지켜주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그 가수가 예전에 공중파에 기타를 매고 나와서 불렀던 노래들이 좋았었다. 그 노래들은 김광석의 노래도 있었던 거 같고 코린 배일리 래의 노래도 있었다. 그 때의 그 가수가 지금보다는 더 좋지만 그 개인이 연애하는 것에 대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서 가쉽거리를 만드는 것에는 반대한다.
그리고 이미지보다는 그 뮤지션의 노래를 좀 더 좋아해주면 좋겠다. 그래야 그 아티스트가 더 오래가고 당신옆에서 음악을 들려줄 수 있을 거 같다. 그게 아직도 비틀즈를 듣고 재플린을 듣고 그런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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